김훈 작가의 글

book | 2015. 7. 24. 18:34 | iris1993

DB(Database)를 가르쳐 주신 용환승 교수님은 김훈의 <<칼의 노래>>에 감명 받으신 나머지 모든 학생들이 그 책을 읽기를 바라셨고 심지어 기말 고사에 보너스 문제를 "칼의노래"에서 내셨다(그것도 무려 2문제나). DB와 아무 상관없는 문제를 내신 그 분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려야 할지 모르겠지만 뭐 좋은 글을 널리 읽게 하시려한 그 마음은 사실 감사 드린다. 길게 보니 DB를 B+ 받으나 A-나 받으나 달라질건 없드라... 웁스 내가 B+인걸 은연중에 밝혔구만

 

하여간 학기중엔 당연히 읽지 않았다. 도서관에서 그 책은 언제나 대출중이었고 책을 사기엔 돈이 아까웠다. 아 그런데 방학하고 집에 와보니 이런 우리 아버지 역시 사셨다. 아버지에게 책은 빌리는 것이 아니라 사야하는 것이었고 대국민 베스트셀러를 놓치실 일 없었을테니 학기중에 집에왔을때 책장을 유심히 봤다면 어쩌면 DB가 A-가 될뻔했다.

 

<<칼의 노래>>는 단연 "옴마야"였다. 한국에 이렇게 건조하게 재밌게 글쓰는 양반이 있던가. 로맨스 없다. 역사 소설 중에 로맨스 없는 책 있던가? <<목민심서>>도 <<토정비결>>도 <<동의보감>>도... 허허 왜그렇게 위인들은 여자를 좋아하셨는지 ㅋㅋㅋ <<목민심서>>는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작가의 말에 정약용이 로맨스가(말이 로맨스지 불륜이지 뭐야 메롱) 없어서 (책이 재미 없어질거 같아)고민했는데 다행이 찾았다라고 쓰여 있다. 로맨스 없이 책이 재밌다. 이건 발군이다. 한국에도 이런책 나올때 되었다 싶었다. 어느 평론가가 글이 살아서 움직인다고 했는데 정말 제대로된 표현이다.

 

여튼 머리에 각인된 "김훈"이란 두글자가 바래질 즈음에 두번째 사건이 터진다. 회사에서 유일하게 마음을 텄던 임원께서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억, 개>>를 선물로 주시면서 읽은 후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음 좋겠다고 하셨다. 여담이지만 이후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이 책의 가장 감명깊은 구절이 같았다. 사실 그 구절은 이 책을 대표하는 구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이 중시하신 "본질"에 의미를 두는 구절에 감명을 받았다는 사실에 그 분은 정말 기뻐하셨다. 물론 "항상 과제의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는 부탁아닌 부탁과 함께...(네엡 선임 나부랭이 여부가 있겠습니까, 2008년 선임 2년차) 참고로 그 구절은 "푸른숲 2008년 5쇄"의 84p, 밑에서 4번째 줄에서 시작하는 문장이다.

 

그렇게 "김훈" 다시 각인 되었고, 그 이후 없는책은 신청하면 왠만하면 사주는  회사 도서관 시스템에 덕에 한권 두권 본격적으로 읽게 된다. 아무래도 책 사는 돈은 아깝고 부산가면 왠만한건 아빠가 사기때문에 나까지 사버리면 책이 중복된다.

 

극사실적으로 묘사된 병유재란시 조정 대신들의 속터지는 뻘짓에 욕 한버가지를 하면서 읽었던 <<남한산성>>...(회사의 김모씨는 이 책 읽고 없던 고혈압 생길뻔했다고)

 

<<현의 노래>>, <<칼의 노래>>와 같은 "노래"라는 제목에 기대했지만, 이건 비추 재미도 감동도 없다. 진심이다 훈이 아저씨의 실수일듯.

 

<<흑산>> 재미는 있는데 그닥 가슴 떨림이 없음. 그냥 흑산도 가서 그 탈출 가능하다는 그 지형을 보고 싶음(정약전이 거서 죽은걸 보면 그 지형은 작가의 상상일 수 있음).

 

<<공무도하>> 읽다가 덮었다. 나이가 들어서 세상 어두운 곳을 보여주는 영화/소설을 잘 읽지 못한다. 그냥 슬퍼서 계속 나는 죄인인 된거 같은 자책감때문이다. 이런 글을 보면 노력없이 누리면 쌓은 나의 인생 마일리지를 털어야한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생각만 하다가 지치면 결국 헌혈 하러 간다. 

 

<<내 젊은 나의숲>> 뭘 말하려는지 모르겠다. 뒤에 나오는 작가의 글까지 읽었건만 모르겠다. 다만 나이 들어 가시는 부모님에대한 대한 두려움이 잘 들어나 있다. 엄마 아빠가 안계신 세상은 두렵다. 온전히 내 힘으로 이룬것은 없기에 남편에게도 말했지만 나의 당당함은 9할9푼9리가 부모님이 뒤에 있다는 안도감에서 왔다. 퇴사할때 "밖에 나가면 춥다"는 모 상무의 협박에 "저 돈때문에 회사 다닌적 없어요. 우리집 못살지 않아요"라고 받아칠 수 있음을 부모님께 감사했다.

 

기자 때려 치우고 쓴 첫 소설인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은 기대는 안하지만 작가의 시작이란 점에서 한번 읽어볼 예정이다. 다행히 자백인 내가 부담없이 책을 읽고 살 수 있는 알라딘 중고서점이 근처에 있다.  


단편은 좀 아닌듯. 단편집 <<강산무진>>에는 "배웅/화장/항로표시/뼈/고향의 그림자/언니의 폐경/머나먼 俗世/강산무진"이 수록되어 있다. 하나같이 노잼이다. 그나마 하나 읽어야 한다면... "강산무진"이 젤 낫다. 이 소설은 제발 자식한테 뺏기고 이국에서 고생스럽게 인생의 끝을 만나지 말았으면 하는 독자의 바람이라도 만들어 준거 같아서 그런듯 하다.

 

wiki에서 긁어온 그의 작품들, 줄친것은 읽은 것이다. 뒤에 별은 단지 개인적 판단. 재미와 책을 읽은 후 생각할 여운 기준으로 한다. 별 5개 만점. 글에 기복이 있는듯 하다. 역사 소설아니면 글이 너무 뻔해요. 

 

단편
<<화장>>(2004) ---> 단편집 <<강산무진>>에 수록
<<언니의 폐경>> (2005) 
---> 단편집 <<강산무진>>에 수록


단편집
<<강산무진>> (2006) 


장편
<<빗살무늬토기의 추억>> (1994)
<<칼의 노래>> (2001) ★★★★★
<<현의 노래>> (2004)
<<내 가난한 발바닥의 기억, 개>> (2005) ★★★
<<남한산성>> (2007) ★★★★★ ; 멘탈 강한 사람이 욕하고 싶을때 보면 최고임, 단 멘탈 약하면 고혈압 올 수 있음
<<공무도하>> (2009)
<<내 젊은 날의 숲>> (2010) ★★★
<<흑산>> (2011) ★★★

 

에세이를 많이 쓰셨다. 에세이는 작가가 "내삶은 이래 부럽지?" 혹은 "내삶은 이래 찌질해, 그러니 넌 만족하고 살아"이렇는거 같아 그닥 땡기지 않는다. 그러나 기회가 되면 <<자전거 여행>>은 읽어 보려 한다. 

 

에세이
<<선택과 옹호>>(1991)
<<풍경과 상처>> (1994)
<<내가 읽은 책과 세상>> (1996)
<<자전거 여행>> (2000)
<<원형의 섬 진도>>(2001)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 (2002)
<<아들아, 다시는 평발을 내밀지 마라>>(2002)
<<밥벌이의 지겨움>> (2003)
<<자전거 여행2>> (2004)
<<바다의 기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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